
국내에서는 [마을에 부는 산들바람]이라는 제목으로 개봉한 이 영화의 원제는 [天然コケッコー] 로 동명의 만화를 원작으로 합니다. 저는 원작이 되는 만화도 보지 못 했었고, 시사회로 보기 전까지 갖고 있던 정보는 주인공을 맡은 두 배우, 카호와 오카다 마사키 정도였어요. 약간의 검색으로 원작이 만화라는 것도 알게 되었고, 원작의 배경이 되는 마을에서 촬영할 것을 유일한 조건으로 작가가 내걸었다는 것 정도는 알게 되었어요. 영화를 보고 나면 그런 조건을 걸 만하다고 느끼게 되는 것이, 일단 부드러운 곡선을 그리는 산과 거칠지 않고 고요한 바다. 그리고 평원처럼 너르진 않지만 먹고 사는 데 있어서 큰 부족함이 없을 들판들. 그런 풍경은 일부러 만들려고 해도 불가능한 것이니까요.
사실 영화를 보기 전, 두 배우에 대해 아는 것이라면, 카호는 참 예쁘고, 학교에가자MAX에도 나오지.. 오카다 마사키? 걘 누구니? 아, 그 드라마에 나왔던 귀여운 아이로구나.. 이 정도에 불과했어요. 그랬기에 영화를 보고 나서 아이들의 연기에 더욱 만족하게 된 것 같네요. 특히 카호가 맡은 소요라는 캐릭터는 느긋하면서도 약간 덤벙거리기도 하고 묘한 성격을 갖고 있죠. 일본에서 흔히 천연天然이라 일컫는 캐릭터인데요. 평소 갖고 있던 CF스타 아이돌의 이미지가 전혀 묻어나지 않고 정말 풋풋한 학생 같아서 참 좋았습니다. 그리고, 학교에서 가장 어린 소학교 1학년생을 연기한 꼬마가 참 인상깊었어요. 제가 애들을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인데도 불구하고, 정말로 사랑스럽고 예뻐보이더군요. 또 그런 연기가 요즘 드라마나 영화에 나오는 아역들답지 않게 정말 자연스러워서 그냥 그 아이 그대로인 것 같이 느껴졌어요. 이전에 야마시타 노부히로 감독과 [린다 린다 린다]에서 같이 작업한 경력이 있더군요. 확실히 경험이 있어서 감독도 좀 더 쉽게 자연스러운 연기를 이끌어내지 않았을까 유추해봅니다.
이 영화는 포스터에서도 느낄 수 있지만, 화려하거나 강렬하거나 어두운 이미지라고는 없습니다.
그저 그 마을과 마찬가지로 느긋하고 살짝 거리를 두어 오랫동안 바라보는 것 같은 시선으로 인물들을 대하고 장면들을 잡아냅니다. 여유롭게 흘러가는 구름과 같은 느낌이에요. 그런 게 깨진 부분은 도쿄로 수학여행을 갔을 때인데, 소요가 도쿄도 크게 다르지 않은 사람들 사는 곳이구나..느끼며 귀를 막고 느긋하게 걸으며 거리를 느끼는 장면의 연출은 특히 마음에 들었어요. 그리고 다들 꼽으리라 생각하지만, 마지막 장면이요. 그 장면에서 소요가 단지 학교를 사랑하는 것을 표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. 그것보다는 긴 시간동안 생활을 하던 장소를 떠남으로 해서 느낄 법한 향수와 그리움. 그리고 그 장소를 벗어남으로 해서 단순한 진학이 아닌 소요의 성장을 느낄 수도 있었어요. 그렇죠. 소요는 이제 어엿한 빡빡머리 남자친구도 있으니까요!
아래 영상은, 그저 짤막한 예고컷이지만 영화의 분위기를 느낄 수 있는 스틸들로 이루어져 있습니다.
덧. 저 제목은 어디에서 튀어나왔나 했더니, 일종의 부제던가 수출제목인가 보더군요.
해당 유튜브 코멘트를 보니 Tennen Kokekkō, A Gentle Breeze in the Village 라고 제목을 적었더군요.
확실히.. 가끔씩 살랑거리며 불어오는 바람과 같은 영화입니다.